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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로 보는 일기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by 소조씨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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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처음 접한 건 대학생 때 전공 선택 수업에서였다. 

어릴적 좋아하던 친구가 DSLR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종종 찍어줬고, 그 결과물이 너무 멋졌던 게 생각나 나도 자연스럽게 사진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그 친구의 조언을 얻어 캐논 450D 바디와 탐론 17-50mm 렌즈를 내 첫 카메라로 장만했다. 카메라에 적혀 있는 Av, Tv 같은 수수께끼같은 암호들이 뭘 뜻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고, 과제로 제출할 사진을 기획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이 무척이나 재밌는 일이라는 걸 그 때 처음 깨닫게 되었다.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수강을 했지만 나중엔 사진 촬영에 상당히 심취해서 그 수업을 듣던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더 과하게(?) 장소를 쓰고 모델을 써서 과제를 제출했고, 그 결과 사진 관련된 모든 수업에서 A+을 받았더랬다. 그 후 더 자신감이 붙어서 어딜 가든 그 커다랗고 투박한 DSLR카메라를 이고지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댔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무거운 걸 어떻게 매일 들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의 무게가 부담스럽게 느껴져 점점 안 가지고 다니게 되고, 핸드폰 카메라 성능도 점차 좋아져서 휴대성이 좋은 핸드폰으로만 사진을 찍게 되었다. 나와 한몸 같았던 첫 카메라는 중고로 처분해 버렸다.

 

하지만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고 했던가, 최근 우연한 계기로 다시 카메라에 꽂혀 10년도 더 된 남편의 500D와 17-55mm렌즈를 꺼냈다. 오래 묵어서 여러모로 스무스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닌데, 그래도 나를 다시 불타오르게 하기엔 충분했다. 아래는 500D로 찍은 사진 몇 장.

 

 

미술관 나들이 가던 날

 

하늘은 매우 파랬지만 3월답지 않게 엄청난 추위에 기절할 뻔 했다 

 

<미스치프> 전을 보고 왔는데 너무 재밌었다.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평일에 가야 붐비지 않을듯.

대학생 때 카메라 메고 대림미술관 자주 갔었는데, 또 다시 카메라 메고 왔더니 예전 생각나고 좋았다. 

 

신어보고 싶었던 아톰슈즈 신어봄. 매우 불편.

 

이건 어디더라, 상수인가 합정쪽 카페

 

 

이건 독서모임하러 갔던 또다른 상수쪽 카페. 디저트가 예술이었다. 비주얼도, 맛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독서모임 💘 포에버

 

그리고 공연보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도 감. 싸이&태양 공연이 있었다. 아레나 정말 좋더군?

 

그리고 이건 또다른 날 집 근처 카페. 쉬는 날이면 카페만 찾아댕기는 카페 처돌이의 삶.

사실 세로사진을 찍어서 핸드폰 배경화면을 하고 싶었는데 세로사진 구도잡기가 너무 어렵다. 결국 1:1로 크롭

예전에 사업할 때 제품사진을 모두 1:1 비율로 찍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에게 1:1 구도가 제일 쉽다. 

 

다시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보니 어깨와 목이 빠개질 것 같지만 그럼에도 잃어버린 취미를 다시 찾은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

가볍고 쓸만한 새 카메라를 장만하기 전까지는 10년된 카메라로 어찌저찌 다시 재미를 붙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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